쉬어가는 마당/재미있는 외국이야기 188

숫자 3의 행렬

●재미있는 외국이야기-184● ​                        “숫자 3의 행렬”​“3” 과 관련된 재미있는 행렬은 중국 문화,역사,사회 곳곳에 있다.​삼국지에 보이는 수많은 전쟁을 자세히 보면 모조리 3자 투성이다.​리유빵은 9리산에서 썅위(항우)를 이겨 중원을 정복했다.삼국지의 많은 전투 중 열심히 싸웠다 하면 30합이다.멀리 내뺏다 하면 30리다.​뤼뿌(여포)와 짱페이(장비)의 무시무시한 겨루기는 300합이나 이루어졌다.​리유뻬이(유비)가 죽을뻔하다가 기병30기만을 가지고 내뺀 거리는 300리다.​탄식하면 3번이고, 쭈거콩밍(제갈공명)을 위해 찾아간 횟수도 의도적으로 3번이다.​삼고초려의 내용을 보면 쭈거콩밍은 처음..

복수 DNA

●재미있는 외국이야기-182● ​ “복수 DNA” ​ 와신상담, 절치부심 중국 무협영화에 자주 회자되는 사자성어다. ​ 적들에게 아버지가 죽임을 당하는 장면을 어린 주인공이 목격한다. 복수를 위하여 혼자 수련하다 우연찮게 무공의 고수를 만나 심산계곡으로 들어가서 차디찬 폭포물을 맞아 가면서 몇년간을 수련한다. ​ 절대고수가 되어서 아버지의 원수를 처단한다. 당한 적이 누구냐고 묻는다. ​ 그 때 답한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 그 때의 어린 꼬맹이를 기억 하느냐고.마지막 필살기를 구사하고 주인공은 하늘을 쳐다보면서 아버지를 떠올리며 울부짓는다. ​ 중국에서 작은 공장을 하는 사람이 읍소를 한다. 공장에 자꾸 전기가 끊긴다고. 전기세가 밀린 것도 아닌데 상담을 요청해서 담당을 만난다. ​ 중국의 담당은 어떤..

거세의 회고

●재미있는 외국이야기-181● ​ “거세의 회고” ​ 서구문화에는 내시가 없다. 영어의 'eunuch-거세된 동양의 환관' 등의 단어는 자체 문화의 표현이 아닌 중국의 제3의 성을 나타내는 표현에 불과하다. ​ 중국처럼 인간을 위해 다른 인간의 뿌리를 자르는 일은 없었다. ​ 성욕을 억제 당한 사람은 대단히 비뚤어진 성격을 지닐 수 밖에 없었다. ​ 중국 무협영화의 극악무도한 고수와 전횡을 휘두르는 환관들의 등장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 같다. ​ 동양의 환관정치의 잘못은 내시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내시를 상상해 낸 생각 자체에 있다. 성격 이상자가 하는 정치가 정상이 될 리가 없다. ​ 흔히 도가 사상만을 언급하며 중국인의 그윽하고 깊은 뭔가를 말하곤 한다. ​ 하지만 그런 이면에 잔인하고 황..

용기와 무모함

●재미있는 외국이야기-180● ​ “용기와 무모함” ​ 당랑. 사마귀를 일컫는 한자표기다. 어릴 적 유행했던 중국무협영화에 정통 소림권법에 대항하는 사악한 무리들이 자주 사용했던 권법에 당랑권이 있었다. ​ 유년시절 들판에 친구들과 노닐며 방학이면 했던 곤충채집. 메뚜기, 방아깨비, 여치, 매미 등 그러나 사마귀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 낫처럼 생긴 불균형한 앞발과 머리의 괴이한 모습은 보는 것 자체가 두려움이었다. ​ 또한 그 시절 창궐했던 손과 몸에 생기는 물사마귀를 이놈이 낫같이 날카로운 앞발과 입으로 갉아 먹는다는 검증되지 않은 낭설까지 난무했다. ​ 당랑거철(螳螂拒轍). ​한자 그대로 보면 사마귀가 수레를 막아선다는 뜻으로, 크게 지 분수도 모르고 큰 힘을 가진 자에게 덤비는 무모함을 가리키거나..

공짜 밥

●재미있는 외국이야기-178● ​ “공짜 밥” ​ “There is no free lunch” ​ 1840년대의 미국에서 술집과 레스토랑 등은 손님을 끌기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에게는 공짜 점심을 제공했습니다. ​ 그런데 그 점심이라는 게 주로 짠 스낵류였습니다. 그걸 먹고 나면 계속 갈증이 술을 더 찾게 되었던 바, 술집의 입장에선 공짜 점심을 주는 게 더 남는 장사였습니다. ​ 오늘날에도 술집에서 공짜로 제공하는 안주들이 한결같이 짠 까닭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free lunch는 "결국에는 비싸게 먹히는 공짜"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 그럼 중국은? ​ 옛날 중국 황제 중 책읽기를 게을리 하는 황제가 명하기를 세상 모든 지식을 총망라하여 압축하여, 12권의 책으로 요약하여 자기가 단숨에 볼..

잔치국수와 시탕

●재미있는 외국이야기-177● ​ “잔치국수와 시탕“ ​ 잔치국수. 지금은 쉽게 먹을 수 있는 국수지만 옛날에는 결혼식 같은 잔칫날에나 먹을 수 있었던 귀한 음식이라 잔치국수라 불리어 진다. ​ 언제 결혼하는지를 물을 때 한국은 국수 언제 먹여줄 거냐고 말하는 것처럼 중국에서는 사탕을 언제 줄 거냐고 묻는다. ​ 중국 결혼식에 참석하면 답례품으로 기쁨의 사탕이라는 뜻의 시탕(喜糖)을 나눠주는 풍속에서 비롯된 말이다. ​ 지금도 중국에서는 전통 혼례든 현대식 예식이든 결혼식에 사탕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 결혼식의 사탕은 신혼의 달콤한 기쁨과 혼인의 달달한 경사를 하객들과 함께 나눈다는 의미가 있다. ​ 중국인들은 결혼식 사탕으로 보통 네가지 색깔의 사탕(四色喜糖)을 준비하는데 원칙적으로 투명한 얼음사..

홍등, 홍등가

●재미있는 외국이야기-176● ​ “홍등, 홍등가” ​ "홍등" 예전 중국영화들 중 하나. ​ 장이모 감독, 공리 주연의 홍등, 잔잔하지만 고대 중국문화를 잘 표현한 명화 중의 명화 ​ 4명의 부인을 둔 진대인. 저녁 잠자리에 간택을 받으면 문 앞에 걸리는 홍등 ​ 첩의 위치가 되었다는 표시, 등을 거는행위 괘등 ​ 오늘 밤 간택의 표시로 불을 밝히는 홍등 ​ 행동거지가 불손하면 내려지는 등을 봉쇄하는 봉등 ​ 평생을 홍등만 걸리기를 바라보는 여인들의 삶. 애처롭고, 잔인하다. ​ 홍등가로 불리었던 우리의 유흥가도 이 문화와 무관하지 않을 듯하다. ​ 중국 왕조시대에는 '일부다처제'를 시행했는데, 엄격한 의미로 말하면 이는 일부다처제가 아니라 '일부 일처 다첩제'이다. 문무대관이나 부호들은 모두 한 명의..

동쪽과 동방

●재미있는 외국이야기-175● ​ “동쪽과 동방” ​ 今天我做东吧 (찐티엔 워 쭈오 똥 바) “오늘은 내가 쏠게” 중국 식당에 가면 자주 듣는 멘트다. ​ 글자 그대로 직역하면 “오늘 제가 동쪽을 할게요" 라는 말입니다. 중국에서는 동쪽의 역할이 주인됨의 의미로 쓰입니다. ​ 전통적인 남향집을 봤을 때 동쪽과 서쪽에 사랑채가 있었는데 그 중 동쪽에는 주인이 머물고, 서쪽엔 손님이 머물게 되었답니다. ​ 그래서 내가 동쪽 역할을 하겠다는 말이 주인역할, 돈을 내겠다는 의미로 옮아 왔답니다. 우리나라 옛서원에도 동재, 서재가 있었는데 동쪽에 선배들이 머물렀다고 합니다. ​ 중국 전통문화에서 “동쪽”은 어떤 의미인가? ​ 동해용왕(東海龍王)의 이름은 오광( 敖廣)으로, 사해용왕(四海龍王) 중의 맏형으로 해저 ..

차이리(彩礼), 결혼 막는 결혼지참금

●재미있는 외국이야기-174● ​ “차이리(彩礼), 결혼 막는 결혼지참금” ​ 왜 연애는 자유로워 지는데, “차이리”는 점점 심각해지는 걸까? ​ 요즘 중국의 젊은 사람들은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경제적 부담 때문인데요, 결혼을 하려면 집을 사야 하고, 소득 대비 높은 육아 부담 때문에 결혼을 자연스럽게 기피하는 분위기입니다. ​ 거기에 아직도 많은 지역은 결혼할 때 여자 집안에서 ‘차이리’를 요구하는 풍습이 있는데요. 상징적으로 받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직도 ‘전통’을 고수하며 부담스러운 금액을 요구하는 탓에 남자들은 결혼을 아예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 ​‘차이리’는 중국 전통 혼인제도의 일부로 역사가 유구합니다. 가장 일찍 출현한 시기는 진나라가 전국을 통일하기 전부터입..

직시해야 하는 문화 현주소

●재미있는 외국이야기-173● ​ “직시해야 하는 문화 현주소" ​ 천조(天朝), 상국(上国), 대국(大国)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과거 중국을 부르던 떨리는 목소리들이다. 이 같은 명칭들이 의례적인 호칭이든 정치적 호칭이든 간에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겐 이미 망각된 것들이다. ​ 과연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우리들의 문화적 자각과 혜안이 있는 것인가? ​ 일본에 의해 강제로 덮혀졌던 조선왕조실록의 마지막 페이지를 펴고 조공의 역사를 쓰려는 중국의 붓대가 다시 움직이고 있건만 우리는 너무도 태평하다. ​ 14억?을 바라보는 현재 우리들의 문화적 옷단추는 바로 끼워져 있는가? ​ 교과서에서 많이 배웠던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의 진짜 의미는 무엇인가? ​ 중국 역사문헌과 조선왕조실록를 보면서 한반도를 곰곰히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