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마당/재미있는 외국이야기

복수 DNA

신바람맨/HL4CCM/김재호 2024. 4. 12. 11:17

             ●재미있는 외국이야기-182●

                      “복수 DNA”

와신상담, 절치부심

중국 무협영화에 자주 회자되는 사자성어다.

적들에게 아버지가 죽임을 당하는 장면을 어린 주인공이 목격한다.

복수를 위하여 혼자 수련하다 우연찮게 무공의 고수를 만나 심산계곡으로 들어가서 차디찬 폭포물을 맞아 가면서 몇년간을

수련한다.

절대고수가 되어서 아버지의 원수를 처단한다. 당한 적이 누구냐고 묻는다.

그 때 답한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 그 때의 어린 꼬맹이를 기억 하느냐고.마지막 필살기를 구사하고 주인공은 하늘을 쳐다보면서 아버지를 떠올리며 울부짓는다.

중국에서 작은 공장을 하는 사람이 읍소를 한다. 공장에 자꾸 전기가 끊긴다고.

전기세가 밀린 것도 아닌데 상담을 요청해서 담당을 만난다.

중국의 담당은 어떤 여자와 같이 나왔다.

공장하는 친구가 안절부절한다.

밥 먹고 술 마시고 잘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고 황급히 자리를 뜬다.

사연은 이랬다.

중국 담당과 같이 온 여자는 몇달 전까지는 자기와 연인관계였는데 공장이 힘들어져서 자기가 일방적으로 관계를 청산하자고 여자에게 통보를 했단다.

​여자가 울면서 매달리는 걸 외면하면서 뿌리쳤다.

여자가 울면서 중국에서 절대 공장 못하게 만든다고 했단다.

여자의 복수는 집요하고 철저했다. 결국 공장을 접었다.

중국인들은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게 원칙이다.

중국인들이 남의 일에 소극적인 이유가 문화대혁명 기간 생긴, 자기도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과 공포 때문인데 사실 그 이유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그건 바로 중국의 독특한 복수 문화 때문이다. 신고를 했다가 끔찍한 복수를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복수는 사실 어느 나라에나 있고 그런 상황에서 신고를 하게 된다면 시대, 국가, 민족을 떠나 누구나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텐데 왜 유독 중국만 더 그럴까?

​중국인에게는 복수의 DNA가 있다.

와신상담(臥薪嘗膽)

“섶에 눕고 쓸개를 씹는다"라는 뜻으로 '복수'를 위해 온갖 괴로움을 참고 견딘다는 뜻의 사자성어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는 성어는 "어떤 목적을 위해 고통을 참는 것' 정도로 이해하고 있을 텐데 사실 이 사자성어의 스토리를 보면 복수를 위해서 어떤 고통도 마다하지 않고 또 복수를 할 때까지 그런 고통을 기꺼이 이겨낸다고 하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간단하게 살펴보면 약 2,500년 전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오(吳) 나라의 왕 부차(夫差)와 월(越) 나라의 왕 구천(句踐)이 각각 서로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섶(땔감나무)에서 자고, 쓸개를 씹으면서 고통을 참았던 고사(故事)에서 유래한 사자성어로 중국인들의 뼛속 깊숙이 새겨진 복수의 DNA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중국 사람들은 어떤 경우에 이런 복수의 유혹에 빠지게 될까?

중국인들은 자존심이 엄청 강하다.

중국인들에게는 '중화사상'이라는 중국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일종의 선민의식 같은 것이 있어서 자존심이 굉장히 강하다.

그런데 의도했든 하지 않 했든 본인이 무시당했다고 생각하면 상대가 누구든 시간이 얼마나 걸리던지 상관하지 않고 복수를 한다.

​특히, 국가 대 국가 문제에 있어서 조금 더 심하게 반응하는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 중 무역갈등도 따지고 보면 중국은 미국이 자기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고 생각하고 무역보복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상대가 너무 강력해서 쉽게 안된다는 문제가 있다.

​또 2018년 우리나라에 대해서 행해졌고 지금까지 그 여파가 이어져 오고 있는 싸드 보복 같은 경우도, 우리나라가 중국을 무시하고 미국이 시키는 대로 싸드 배치에 동의했다고 그렇게 난리를 쳤던 것이다

​아무튼 국가 대 국가 간의 경우도 그렇고 기업 대 기업, 혹은 개인 대 개인 모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 모든 인간관계가 그렇지만 웬만하면 상대방의 자존심은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또한, 중국 사람들은 질투심 또한 엄청나서 누가 잘 되는 걸 보면 질투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해를 끼치기까지 한다.

특히 사업이나 사람 간의 관계에서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무시하면 가뜩이나 당신에 대해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는 상대방이 바로 적으로 돌변해서 당신을 공격할지도 모릅니다.

君子报仇(군자보구),十年不晚(십년부만)[jūnzibàochóu, shíniánbùwǎn]

군자가 복수를 하는 데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

중국 사람들의 복수가 무서운 건 복수를 위해서 10년, 20년 세월을 기다린다는 것이다.

간혹 묻지 마 폭행이나 살인이 일어난 경위를 취재한 기사를 보면 몇 십년 전에 자기 부모와 싸웠거나 자기 부모가 그 사람 때문에 피해를 봐서 복수하려고 그랬다며 담담하게 말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또 어떤 경우는 회사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서 몇년 동안 그 회사에서 일하면서 회사의 약점을 찾아내서 신고를 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성향을 얘기하는 것일 뿐 모든 중국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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