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마당/재미있는 외국이야기

거세의 회고

신바람맨/HL4CCM/김재호 2024. 4. 12. 11:00

         ●재미있는 외국이야기-181●

                “거세의 회고”

서구문화에는 내시가 없다.

영어의 'eunuch-거세된 동양의 환관' 등의 단어는 자체 문화의 표현이 아닌 중국의 제3의 성을 나타내는 표현에 불과하다.

중국처럼 인간을 위해 다른 인간의 뿌리를 자르는 일은 없었다.

성욕을 억제 당한 사람은 대단히 비뚤어진 성격을 지닐 수 밖에 없었다.

중국 무협영화의 극악무도한 고수와 전횡을 휘두르는 환관들의 등장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 같다.

동양의 환관정치의 잘못은 내시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내시를 상상해 낸 생각 자체에 있다.

성격 이상자가 하는 정치가 정상이 될 리가 없다.

흔히 도가 사상만을 언급하며 중국인의 그윽하고 깊은 뭔가를 말하곤 한다.

하지만 그런 이면에 잔인하고 황당한 생각도 실천에 옮겨지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상상력의 특징은 제한이 없는데 있다.

그러나 중국인의 정작 무서운 점은 상상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그것을 실현 시켜 버린다는 점이다.

청나라의 황궁에는 태감이 있었는데, 태감은 반드시 거세를 거쳐야 궁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집안이 가난한 남성들이 태감에 지원을 했고,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나무침대 같은 곳에 누우면 노련해 보이는 기술자가 거세를 합니다.

하지만 거세를 도대체 어떻게 하는지 자세하게 나오지 않고, 거세를 당한 뒤 언제부터 일을 시작하는지도 뚜렷하지 않은데, 오늘은 한 태감이 거세를 당했던 회고록을 통해 그 과정을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태감담왕록(太监谈往录)>

이라는 책에는 태감 마덕청의 회고가 있습니다. 마덕청은 9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가 출세하는 좋은 길을 알려주겠다고 하면서 조금만 고생하면 앞으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마덕청이 어떤 영문인지 어리둥절해 할 때, 그는 아버지에게 맞아 정신을 잃고 쓰러졌고, 아버지는 그의 옷을 벗긴 후 거세를 했답니다.

​마덕청의 아버지는 마덕청을 단단하게 묶어 팔과 다리를 활짝 벌린 자세를 취하게 했습니다.

그 뒤 고약으로 하체의 중요 부위 신경을 마비시킨 후 거세를 진행했습니다.

마덕청의 아버지는 칼로 고환과 음경을 한칼에 자른 후 상처 난 자리에 방부패와 지혈을 할 수 있는 약을 발라주었고, 요로에 배뇨관을 삽입한 후 신속하게 싸맸습니다. 마덕청은 너무 아픈 나머지 까무러칠 뻔했고, 심장이 곧 입에서 튀어나올 것 같았다고 합니다.

​거세를 마친 후, 3-4일 동안 어린 마덕청은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옷도 못 입은 채로 침대에 묶여 상처가 치유되길 기다렸습니다.

거세를 당한 후 상처가 빨리 아물면 안 되었기 때문에 약 100일 동안 고름과 새로운 피부조직이 함께 생겨나는 과정을 거쳐야 했고 약을 꾸준히 바꿔줘야 했습니다.

사실 말이 약이지, 백초, 기름, 고춧가루가 묻은 면지를 붙였다고 하는데, '약'을 바꿀 때마다 아파서 지옥을 왔다 갔다 하는 느낌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 치유된 후, 마덕청은 부친이 미리 준비해 둔 궁으로 들어가는 '루트'를 통해 부모와 형제를 떠나 황제의 곁에서 시중을 들었다고 합니다.

마덕청의 회고에 따르면, 그 뒤로 다신 부친을 보지 못했고 부친도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 다음 아무것도 얻은 게 없다고 했습니다. 태감이 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거세를 했던 마덕청은 구사회생의 수많은 불행 중의 하나에 불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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