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마당/재미있는 외국이야기

가슴골 패션, 단흉장

신바람맨/HL4CCM/김재호 2024. 2. 26. 21:54

         ●재미있는 외국이야기-171●

             “가슴골 패션, 단흉장“

당나라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여성이 과할 정도로 가슴 윗부분을 드러내는 옷을 입고 있습니다.

‘현대식'으로 옷을 입는 스타일이라 너무 과장되게 표현한 게 아닌가 싶을 수 있는데, 실제로 당나라 때 여성들은 가슴 윗부분을 드러내는, 그것도 아주 많이 드러내는 옷을 입고 다녔다고 합니다.

처음에 이런 옷을 입는 방법은 민간에서 유행이 되었다가 점점 황궁까지 '도입'되었고, 이를 보고 기가 차서 화를 낸 황제도 있다고 합니다.

그럼 당나라 여성들은 왜 가슴 윗부분을 많이 드러내는 옷을 입었을까요?

​당나라 여성들이 가슴 윗부분이 드러난 옷을 입었던 이유는 피서 때문이었고, 이런 옷을 '단흉장(袒胸装)'이라고 불렀습니다.

단흉장은 지금의 예복처럼 가슴 골과 양쪽 어깨를 다 드러내는 스타일이었고, 옷 재질도 얇고 가벼운 비단이었기에 약간 야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당나라 성세 연간에 장안성의 거리에는 단흉장을 입은 여인들이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걸어다녔다고 하는데요, 단흉장은 피서의 도구일 뿐만 아니라 당나라의 유행 패션이었고 봉건사회에서 전례 없는 자유를 보여주었습니다.

비록 단흉장은 여성들에게 여름에도 시원한 느낌을 주었지만, 당고종은 이에 불만을 품고 두번이나 금지하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단흉장의 기원은 당나라의 풍월장소였는데요, 여성들이 고객을 유혹하기 위해 가슴을 드러낸 가볍고 얇은 비단 옷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복장은 문인과 선비들의 칭찬을 받았고, 그뒤로부터 당나라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고종은 여성들이 단흉장을 입는 게 너무 방탕하다고 여겨 이는 조정의 예법에 어긋난다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당고종은 금지령을 내려 단흉장의 유행을 막으려고 했지만, 당나라 여성들은 오히려 더 열심히 입고 다녔다고 합니다.

결국 단흉장은 황궁까지 유행이 되었는데요, 당고종이 가장 총애했던 무측천은 이 단흉장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어서, 황궁 내에서 유행이 되었고 '잠화사녀도(簪花仕女图)'가 가장 대표적인 증거입니다.

단흉장은 백성이나 황궁 뿐만 아니라, 예술가들에게도 사랑을 받아서 많은 시인들이 악기를 연주하는 미인에 유혹되어 시를 썼다고 합니다.

단흉장은 당나라 여성을 대표하는 패션으로 그들이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걸 표현했습니다. 후에 명나라, 청나라는 보수적인 이학을 채택하여 단흉장은 역사 속에서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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