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마당/재미있는 외국이야기

서로 다른 하늘

신바람맨/HL4CCM/김재호 2024. 1. 17. 10:54

        ●재미있는 외국이야기-157●

            “서로 다른 하늘”

삼국지연의에서 제갈공명이 화공으로 위나라 사마의(司马懿)의 대군을 옴짝달싹 못하게 가두어 승리를 눈앞에 두었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소나기를 퍼부어 불을 꺼버린다.

이때 제갈공명은 ‘일을 도모하는 것은 사람이지만 일의 성사 여부는 하늘에 달려 있구나(谋事在人成事在天)’라며 그 상황을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위의 글에서 제갈공명이 말한 ‘하늘에 달려있다’에서 ‘하늘’에 대한 해석은 한국과 중국이 다르다.

한국에서는 상대방이 도덕이나 윤리 상식에 벗어나는 생각이나 행동을 하려고 하면 ‘하늘이 보고 있다’라거나 ‘하늘이 무섭지도 않느냐?’, ‘천벌을 받는다’라며 세상일은 결국 권선징악에 따라 결말이 나니 항상 하늘을 염두에 두고 미리 생각과 행동을 조심하라고 한다.

한국에서 ‘하늘’은 세상일을 권선징악에 따라 처리해 주는 하늘신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세상에 권선징악은 없다고 생각하는 중국에서 ‘하늘’은 세상을 주관하는 신이 아니라 운명을 의미한다.

제갈공명이 북벌 전투에 나서면서 말한 글귀를 보면 ‘하늘’이 운명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삼국지연의에서 제갈공명에게 묻는다.

제갈공명은 위나라 북벌에 이미 5차례나 출정하여 모두 실패했는데, 왜 또 다시 6차 북벌 전쟁에 나가려고 합니까?’

이 때 제갈공명은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人在做天在看)’라고 대답한다.

즉 나는 최선을 다할 뿐이고, 그 후에 하늘이 어떤 결과를 내리든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앞으로의 결과는 운명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중국에서 유명한 '항우’도 '제갈공명’도 사람들은 열심히 일을 도모할 뿐 그 결과는 결국 운명에 달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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