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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발과 치파오

신바람맨/HL4CCM/김재호 2023. 6. 12. 15:31
    ●재미있는 중국이야기-94●

        “변발과 치파오”

청의 역사에 대해 한족들이 지니는 감정의 실타래는 매우 복잡하다.

‘양주 10일','가정 대도살' 등의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는 대목에선 모두 눈물을 글썽인다.

‘원명원 파괴,무술변법' 청대의 역사에 대해 학생들의 가슴에 풀기 어려운 증오의 감정을 남겼다.

그리고 그것은 소수민족에 대한 한족의 우월성과 지배의 당위성에 대해 암묵적인 공감을 형성하는 정서적 배경이 되었다.

위에서 언급한 ‘양주10일', '가정 대도살' 등의 역사적 사건은 모두 만주족 통치에 대한 한족의 저항과 관련된 것이다.

특히 '양주 10일'은 청이 산해관을 넘어 중원을 파죽지세로 점령하고 남하하던 시기에 일어난 일로 끈질기게 저항했던 강남 양주성 백성들을 청군이 열흘에 걸쳐 무참히 도륙한 사건을 가르키는 말이다.

‘가정 대도살'은 명의 잔당을 소탕한 청조가 피정복민인 한족들에게 변발을 강요하자 이에 대해 대규모 저항이 일어남으로써 파생된 사건이다.

중국에서 수입된 역사극을 통해 마치 중국의 오랜 전통문화의 일부인 것처럼 우리 눈에 익은 변발은 원래 만주족의 고유한 습속이다.

청이 대륙의 한족을 통치하면서 그들의 심정적 복속을 검증하는 상징적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중원을 통치하기 위해 유학을 통치 이념으로 수용하고,역대 한족 정권들이 남긴 많은 역사 문헌을 정리 집대성 하는 등의 문화적 통치를 추구하면서도 앞머리를 대머리처럼 깎고 남은 딋머리는 길게 땋는 변발을 저항하는 한족들에게 강요했다.

이는 소수의 만주족 지배층이 거대 다수의 피정복민을 다스리기 위한 일종의 통치수단이었다.

봉건 역사시대에 대한 기억의 대부분은 결국 마지막 왕조가 남긴 잔영과 흔적으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

중국의 봉건 역사시대에 대한 기억은 청조가 남긴 문화의 흔적으로 채워진다.
2세기 반에 걸친 만주족의 대륙통치가 남긴 대표적 흔적이 변발과 치파오다.

치파오는 원래 만주족 기인( 旗人)들이 즐겨입던 긴옷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런데 청나라 말기에 이르러서는 한족들이 만주족 의상을 따라 입는 일이 보편화되면서 오늘날 중국을 대표하는 전통의상이 되었다.

옆선에 터짐이 들어가고 차이나 칼라,화려한 색상 등을 특징으로 하는 치파오는 중국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상징하는 전통문화 양식의 하나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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