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膀爷방예, 베이징 비키니

신바람맨/HL4CCM/김재호 2023. 4. 15. 21:28
    ●재미있는 중국이야기-66●

    “膀爷방예, 베이징 비키니”

여름날 중국으로 여행을 떠나 보면,
웃통을 벗은 부모 혹은 할아버지와 함께 길거리를 누비는 웃통벗은 유아나 소년들도 적지 않게 눈에 띈다.
왜 웃통을 저리도 당당하게 벗고 다닐까?

한때 “뻬이징 비키니”라고 불리며
국제적 망신거리가 된 적도 있다.

膀爷방예.
방예는 어떤지역에서 여름날 자신의 신체를 내놓은 채 길거리를 활보하거나 활동하는 성인남자를 이르는 해학적 호칭이다.이들의 가장 기본적인 특징은 상반신노출, 배노출, 짧은 반바지 착용들이다.

이들은 마치 아무 옷도 입지 않은 채 자랑스러워하는 황제의 모습을 연상케 하며, 그들은 자신의 노출상태를 근본적으로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인들은 본래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 편이다.

중국인들은 개인의 미적기준과 기호가 외부적 기준이나 흐름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경우는 드물다.
서민들, 장년, 노년층들은 더욱 더 자신의 행위에 대해 크게 눈치 보지 않는다.
간혹 30~40대 젊은층에서도 이런 차림을 목격할 수는 있지만, 현대의 문화적 혜택을 받은 세대일수록 이러한 행위를 꺼려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베이징, 상하이등의 발전된 대도시가 아닌, 상대적으로 사회,경제적으로 낙후된 도시들을 여행하고 있다면, 이러한 膀爷를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보다 흥미로운 것은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 이런 노출의 문화가 중국에서는 꽤나 영광스런?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유명 사상가 노자는 옷을 걸치지 않고 생활하였다고 한다.
"자연일치" 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춘추전국시대 사상가 묵자 역시도 절약을 위해 옷입는것을 아꼈다고 하며, 마오쩌둥 역시도 건국 후 부통령 이종인을 만나러 갔을 때 역시 웃통을 벗은채 였다고 한다.

이렇게 공공장소에서의 공적노출, 그리고 사적장소에서 벌어지는 사적노출의 일례는 역사책에 모두 기록되지 않았을 뿐, 수없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즉 타인 시선의 족쇄에서 벗어나, 내가 편하고, 내가 즐겁고, 내가 아름다우면, 그것으로 제1의 가치기준이 된다고 생각하는 이러한 중국인들의 기본적 사고방식에 가장 직관적이고, 손쉽고 빠른 더위 해소 방안이 더해져, 중,노년 남성들의 웃통을 벗는 습관이 생겨나게된 것이다.

조금은 비문명적이고, 심지어 몽매해 보이는 그들의 이런 노출의 모습이 중국사회에서는 그다지 큰 문제로 대두되지 않고 그들 역시도 별다른 불만을 가지고 있지 않는 듯 하다.

그들은 밥을 먹을 때도, 거리에서 카드놀이를 할 때도, 장사를 하며 손님을 맞이할 때도, 심지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조차도 스스럼 없이 웃통을 벗는다.

길거리를 활보하는 방예(膀爷)들에게 있어서 웃통을 벗는 것이, 그들의 삶이자, 역사이자, 간직하고 싶은 삶의 지혜인 이유이다.

https://band.us/band/83688897/post/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