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마당/재미있는 외국이야기

애끓는, 단장의 진실

신바람맨/HL4CCM/김재호 2023. 4. 6. 10:05
   ●재미있는 중국이야기-57

    “애끓는, 단장의 실"

미아리 눈물고개,
님이 넘던 이별고개
구슬프게 이어지는 흘러간 노래
단장의 미아리 고개다.

단장. 창자가 끊어질 듯한 슬픔의 의미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었던 걸까?

환온 장군은 촉나라를 정벌하기 위해 모두가 말리는 험한 길을 가고 있었어요. 군사를 실은 배가 물살이 험하기로 소문난 골짜기인 삼협이라는 곳을 지나고 있던 때였어요.

점심을 먹기 위해 강어귀에 배를 대고 쉬고 있는데, 속에서 새끼 원숭이 마리가 나타났어요. 새끼 원숭이는 배가 고팠는지 병사들이 던져 주는 음식을 망설이지도 않고 받아 :먹었어요.

다시 출발하겠다. 병사들은 배에 오르도록 하라!”
장군의 호령에 병사들이 모두 몸같이 움직였어요. 이때, 배에 오르려던 병사가 떨어진 음식을 먹고 있는 새끼 원숭이를 돌아보았어요.

원숭이를 데려갈까? 안에서 재주라도 가르치면 심심하진 않을 테니 말이야.’
병사는 재빠르게 밧줄을 던져 원숭이를 잡았어요.
출항이다!”
호령과 함께 배가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순간, 속에서 다른 원숭이 마리가 튀어나왔어요.

원숭이는 배에 오르려는 팔짝팔짝 뛰었지만 이미 배는 닻을 올리고 육지와 멀어지고 있었어요.

에구구, 어미 원숭이인 모양이군. 아까부터 계속 따라오고 있어. 배를 멈출 수도 없고 어쩌나.”

병사들은 길길이 날뛰며 따라오는 어미 원숭이와 새끼 원숭이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어요.
해가 뉘엿뉘엿 무렵, 배는 야영할 곳을 찾기 위해 강기슭에 닻을 내렸어요. 그때 리를 쫓아온 어미 원숭이가 숨을 헐떡이며 배로 뛰어들었어요.

그런데 배로 뛰어든 어미 원숭이는 외마디 소리를 지르더니 새끼 원숭이를 안자마자 풀썩 쓰러져 버렸어요.

어미 원숭이가 죽었나 ! 어떻게 일이지?”
병사들이 어미 원숭이 주변에 우르르 몰려들었어요. 새끼 원숭이도 불안에 떨며 쓰러진 어미 원숭이 곁을 맴돌았어요. 하지만 누구도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시원하게 대답하지는 못했어요.

이렇게 궁금해할 것이 아니라 배를 갈라보세.”
한때 의원 노릇을 하던 병사가 나섰어요. 마음 내키는 제안은 아니었지만, 어미 원숭이의 애절한 울음소리가 귓전에 맴돌아 병사들은 말리지 않았어요.

으르렁거리는 새끼 원숭이를 어미 원숭이 곁에서 간신히 떼어내고 배를 가르자 병사들의 얼굴이 일제히 일그러졌어요.

세상에나! 새끼를 잃은 슬픔에 창자가 끊어졌나 보군, 쯧쯧쯧.”
길을 울며 쫓아왔으니, 멀쩡한 것이 이상한 거지.”

병사들은 어미 원숭이를 붙잡고 슬피 우는 새끼원숭이를 보며, 고향에 두고 어머니 생각에 하나둘 훌쩍이기 시작했어요. 새끼 원숭이를 잡아 병사도 고개를 숙이고 말을 잃었어요.

아무리 짐승이라 하더라도 부모 자식 간의 정은 똑같거늘, 어찌 억지로 이별하게 만들었단 말이냐?”

뒤늦게 사실을 알게 환온 장군은 불같이 화를 내며 병사를 크게 꾸짖고 내쫓았어요. 그리고는 창자가 끊어진 어미 원숭이를 양지바른 곳에 고이 묻어 주었지요.

사람들은 이때부터단장 가슴 아픈 이별을 표현할 사용하게 되었답니다.

문화는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끼며
느끼는 만큼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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