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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청천,개작두의 진실

신바람맨/HL4CCM/김재호 2023. 3. 12. 09:46
                  ●재미있는 중국이야기-32●

                   “포청천,개작두의 진실”

“개작두를 대령하라”
“빠오칭티엔".
포청천의 중국어 버젼이다.

한때 오래전 한국에서도 인기절정이었던 이 연속극은 원래 타이완의 TV의 인기물이었다.

빠오칭티엔 같은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정서가 우리들 마음속에도 깔려있다.

황하의 누런물이 맑아지면 얼마나 맑아질까?
탐관오리들의 더러움이 깨끗해지겠는가?
하는 비아냥거림의 대상이었다.

강직한 성품과 불타협을 상징하는 검은색얼굴.
이마에는 낯선 초승달이 있다.
이 이마는 脑门(뇌문)이라고 하는데 생각의 문이라는 의미다.

생각의 문 앞에 초승달이 돋아 있다.
月牙(월아)라고 불리는 초승달은
어두운 밤에도 돋아나는 정기로 음기를 끊어버릴 수 있음을 상징한다.

포청천이 쓰던 “개작두”
실제 존재 했던 것일까?

중국이나 한국에서 포청천 드라마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포청천의 이야기가 비록 문인들의 가공을 거친 픽션이라고 할지라도, 지금의 세상을 보면 이건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포청천 포증의 손에 들린 세 가지의 작두는 개봉부윤(開封府尹) 포증의 최고 징벌 도구였다. “일도양단(一刀兩斷)”의 징벌에 황실 자제와 고관대작들은 죄의 값을 치렀다.

물론 사실은 아니지만, 포증의 세 작두는 중국역사에서 가장 어질다고 평가받는 북송 인종(仁宗)이 하사한 형벌 도구라고 하며, 먼저 목을 베고 나중에 보고해도 되는 막강한 형 집행 도구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포증은 개봉부윤(開封府尹)을 담당하지는 않았고, 권지개봉부사(權知開封府事)라는 실무직 관직을 1년 남짓 맡았다. 당시 개봉부윤(開封府尹)은 일반 관원들의 몫이 아니고, 황위 계승자들이 맡았던 자리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황제가 그에게 하사했다는 세 종류의 작두는 소설가들의 창의력에 의한 것이다.

비록 역사적 사실이 아니더라도, 실제 존재하지 않는 부분은 역시 소설가들의 창의적 상상력에 의하여 더욱 실감나게 채워지게 되는데, 이 역시 문학의 영역에서만 가능한 붓의 마법이라고 할 수 있다.

​유명한 세 종류의 작두는, 용머리 작두(龍頭鍘/용두찰), 호랑이 머리 작두(虎頭鍘/호두찰), 개머리 작두(狗頭鍘/구두찰) 등으로 구분된다.

용머리 작두(龍頭鍘/용두찰)는 황실 사람들의 목을 베는데 사용되고, 호랑이 머리 작두(虎頭鍘/호두찰)는 탐관오리의 목을, 개머리 작두(狗頭鍘/구두찰)는 민간 불량배들의 목을 베는데 사용된다.

​공포의 형벌 작두들은 비록 허구이지만, 이것들의 원형은 먼 옛날 중국의 용아(龍牙), 호익(虎翼), 견신(犬神)이라는 이름의 “상고 삼대사도(上古三大邪刀)”에 있다.

용아(龍牙)

상고 삼대사도(上古三大邪刀)에는 이런 전설이 있다.

​상고 삼대사도(上古三大邪刀)를 누가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재료에는 많은 극독 물질과 저주가 들어간다고 한다.

​하(夏)나라 말기에는 걸왕(桀王)이 이 칼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후 폭정이 시작되었다. 당시 세개의 사도(邪刀)는 하나라의 태묘(太廟)에 모셔져 있었는데, 상(商)나라 탕왕(湯王)이 하나라 태묘를 공격하자, 검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귀신의 울부짐과 신들의 표호(咆號)가 일어나며, 용아(龍牙), 호익(虎翼), 견신(犬神) 등 3개의 사도(邪刀)는 세 줄기의 요풍(妖風)이 되어 공격해 왔는데, 탕왕의 군대는 순식간에 죽거나 다치게 되었다.

​이에, 탕왕은 무기를 버리고 말에서 내려, 자신의 손에 들고 있던 헌원검(軒轅劍)을 들고 하나라 태묘의 주전(主殿)으로 처들어가 3개의 사도(邪刀)를 부수고 파편들을 모두 땅속에 묻고 봉인(捧印)하였다.

그 후, 시대가 흐르고 변하였다.

​어느 날, 북송의 유명한 철장(鐵匠) 한기(韓蘄)가 깊은 산 속에서 상나라 태묘의 옛터를 발견하게 되었다. 한기는 봉인을 뜯고 용아(龍牙), 호익(虎翼), 견신(犬神)의 파편을 손에 넣었는데, 당시 칼의 파편에는 사악한 기운이 감춰져 있었고, 건드리면 바로 사기(邪氣)가 쏟아져 나올 것 같았다.

호익(虎翼)

후에, 한기는 궁정 주검사(鑄劍師/칼을 만드는 장인)와 함께 1년 8일 동안 고생한 끝에 용아(龍牙), 호익(虎翼), 견신(犬神) 등의 3가지 찰도(鍘刀)를 만들어냈다.

견신(犬神)

그는 대송(大宋) 천자의 윤허를 받고 이 작두들을 개봉부에 두었는데, 이렇게 하여 당시 개봉부윤을 맡고 있던 포증(包拯)은 처음으로 “3개의 작두”를 가지게 된 인물이 되었다.

​수천 년전, 폭정을 일삼던 하나라 걸왕(桀王)의 사악한 3개의 칼이 헌원검에 의하여 부숴 진 후, 땅 속에 묻혀 있다가, 이번에는 천하의 정기(正氣)를 대표하는 “포청천의 3가지 작두”가 된 것이다.

사실 중국 역사에서 작두가 형벌 도구로서 실제로 사용된 경우는 없다고 한다. 작두는 본시 소나 말의 여물을 써는 도구였으며, 참수(斬首)나 요참(腰斬)에는 작두가 아닌 부월(斧鉞)이 사용되었다.

포청천의 작두는 포청천 자신이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니라, 사악(邪惡)함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평범한 백성들의 염원이 만들어낸 것이다.
인간들의 역사를 보면, 용작두, 호작두, 개작두는 형식만 다를 뿐 어느 시대에도 모두 존재하였다.

하지만, 문제는 인간들의 탐욕이 작두의 칼날보다 더 강하다는 것과 언제부터인지 악인들의 손에 작두까지 들려 있다는데 있다.
3개의 작두를 손에 거머쥔 악인들이 정작 자신들이 악인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은 더 큰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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