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마당/재미있는 외국이야기

용과 드래곤

신바람맨/HL4CCM/김재호 2024. 2. 12. 10:56

             ●재미있는 외국이야기-166●

                         “용과 드래곤”

임금의 얼굴 용안,

임금의 덕은 용덕,

임금의 지위는 용위라고 한다.

임금이 앉는 자리를 용상. 용좌라하고 임금이 입는 의복을

용의 또는 용포라 한다.

임금의 눈물을 용루라 한다.

그럼 임금님의 불알은?

드래곤 볼.

어릴 적 유행했던 아재개그의 한 토막이다.

용과 드래곤은 다르다.

용은 동양에서 일컫는 용어이고, 드래곤은 서양 호칭이다.

동양에서 용은 신처럼 숭배되지만 서양에서 드래곤은 인간의 세계를 파괴하는 악한 존재이다.

중국에서 전설 속 동물, 용(龍)의 공식 영문 표기를 'dragon'(드래곤)에서 'loong'(룽)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문 표기 교체를 주장하는 배경에는 서양의 드래곤과 중국의 용이 전혀 다르다는 중국인들 생각이 잠재해 있다.

중국의 용과 서양의 용은 생김새도 다르며, 큰 날개를 지닌 드래곤은 악을 상징하지만 중국 용은 행운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룽'의 어원은 지난 18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의 한 선교사가 논어를 번역하면서 중국 용의 음성표기를 '룽'이라고 달았다.

룽으로 번역해야 서양인들의 불필요한 해석을 피할 수 있다는 게 해당 주장의 요지다.

중국인들이 가장 숭상하는 동물은 용이다.

용 토템은 은대 이후 지속되어 왔으며, 청동기 등의 문양에는 언제나 용의 모습이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고대 갑골문 등에 보이는 용은 머리가 큰것 외에는 아무런 다른 특징도 발견하기 힘든 뱀 비슷한 파충류에 불과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다른 모습으로 변모해 왔다는 점이다.

현대의 중국문화 속에 살아있는 용은 후대 중국인들의 가슴 속에서 성장해 온 비생물학적 존재이다.

현대 중국인들이 그려낸 용은 몸은 뱀이면서, 말의 갈기를 가졌고, 독수리의 눈, 물고기의 비늘과 사슴의 뿔, 그리고 봉이라는 닭의 발을 가졌다.

이 다양한 동물들의 부분적 결합은 바로 서로 다른 이민족이 빚어 낸 중국적 문화형성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각 민족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이고, 용을 통제하던 영웅이 사라지는 어느 한 순간, 과거의 열흔이 재차 터지게 될 것이고, 그 순간 용의 몸은 산산 조각 날지도 모른다.

중국이 다시 돈 따라 성질 따라 쭉쭉 찢어 질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