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중국이야기-120●
“비슷한 거 같으나, 전혀 다른 중국”
우리는 어릴 적 학교를 결석없이 학기를 마치면 개근상이란게 있었다.
성장해서 직장생활도 한 회사의 장기근속이 능력있고 인정받는 문화가 주류이다.
중국인들은 이직이 다반사다.
이직과 스카웃이 능력을 인정받고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한 곳에 오래 머무르는 것은 다른 갈곳이 없는 무능력의 소산 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한국에서 사업하는 중국친구들의 불만의 목소리 중 하나는 한국공무원들의 잦은 자리 이동을 탓한다.
조금 친해지려는 순간 담당자가 바뀌는 것이다.
비슷한 것 같으나, 너무 다른 사고방식. 중국인들이다.
不因漁夫引,怎能見波濤 (불인어부인 점득견파도)
바다에서는 배를 '오랫동안' 몰아본 늙은이의 말을 따라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거친 풍랑을 헤쳐나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중국인의 느긋한 성격을 알 수 있는 속담이 있다.
韓 '시작이 반’
中 '90%에 이르면 이제 겨우 50% 한 셈'
한국에는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무슨 일이든 시작하기가 어렵지, 일단 시작하면 이미 그 일을 반 정도는 한 것과 같다는 의미다.
반면 중국에는 ‘90%에 이르면 이제 겨우 50%를 한 것이다(行百里者半九十)’는 의미를 가진 속담이 있다. 그만큼 중국인은 어떤 일을 결정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을 증명하는 말이기도 하다.
앞으로 중국 경제가 더 발전하고, 중국 사회 환경이 변하면, 중국인 성격도 한국인처럼 빨라질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한국에서는 일을 너무 천천히 처리할 경우 무능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반대로 중국에서는 일을 너무 빨리 처리할 경우 무능한 사람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중국인은 상대방을 확실하게 알기 위해서는 많이 만나볼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만나면 만날수록 처음 알았던 모습이 변하게 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수년간 함께 식사하며 비즈니스를 할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함께 일을 진행해도 되는지 등을 판단한다.
너무 자주 바뀌는 한국?
중국 정부조직에서 일하는 한 중국 공무원은 한국 업무 담당자가 수시로 바뀌는 이유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한국 관련 업무 담당자와 만나 얼굴을 익히고 각국의 업무 내용을 숙지한 후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해보려고 하면 한국 담당 공무원이 바뀐다고 한다.
중국 민영 기업에서 일하는 중국 직원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한국 담당 파트너와 친해지고 한국 파트너가 중국 상황 등에 대해 이해하게 될 때쯤, 한국 담당 직원이 바뀐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국가 기관 소속 공무원이나 일반 기업 직원이 대부분 '순환 보직제'라는 제도에 따라 3년마다 담당 업무를 바꾼다. 이러한 제도는 새로운 업무로 일에 대한 열정을 끌어올린다는 장점도 있지만,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증광현문》에는 ‘바다에서는 배를 오랫동안 몰아본 늙은이의 말을 따라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거친 풍랑을 헤쳐나가지 못한다(不因漁夫引,怎能見波濤)’는 글귀가 있다.
또 ‘어떤 일이든 좋은 결과를 얻자면, 반드시 일을 시작하기 전에 그 일을 오랫동안 담당한 전문가 세명에게 물어본 후 일을 시작해야 한다(凡事要好,須問三老)’는 글귀도 있다.
중국에서 국가 정부기관이나 민영 기업 직원이 입사할 때 담당한 업무를 퇴사할 때까지 계속하는 것이 원칙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中, '지식'보다는 '경험'이 중요하다.
중국 공무원 제도에서 직급은 초·중·고급으로 구분한다. 이중에서 고급 직급을 뽑는 공무원 시험 제도가 따로 없다. 한국을 예로 들면 5, 7급 공무원을 뽑는 시험이 없는 셈이다.
그래서 중국 공무원은 모두 가장 낮은 직급에서부터 시작하여 능력과 주변 사람의 평가에 따라 진급할 수 있다. 행정·사법·외무 등 모든 공무원 시험이 같은 기준으로 운영된다.
회계사처럼 기술과 기능을 측정하는 국가시험은 자격증 유무에 차이가 있지만, 이 또한 가장 낮은 기준의 자격증을 딴 후, 경력을 쌓아야 다음 직급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한국 공무원 시험은 본인의 지식수준에 따라 적합한 직급을 선택할 수 있다. 중국인이 한국은 지식을 중요시하는 사회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중국에서 국가 상급 직급에 오르기 위해서는 공무원 초급 시험에 합격한 후 2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오랜 시간 동안 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으면서 주변 사람에게 자신의 품성까지 점검받은 후에야 비로소 지도자급 직위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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