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중국이야기-117●
“칠석제, 중국판 발렌타인 데이”
십여년전 광동성 조주시에서 무더운 여름, 중국친구랑 생맥주로 더위를 식히고 있던 어느날.
젊은 아가씨가 사탕을 한 꾸러미를 들고 와서 애인에게 선물을 하라고 권한다.
내 자리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꽃과 사탕을 팔러 다닌다.
오늘이 무슨날이냐고 물으니
“情人节(정인절)”
중국의 발렌타인 데이 라고 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칠월 칠석날
7月7日. 情人节(정인절),
중국판 발렌타인 데이.
음력 7월 7일하면 떠오르는 ‘칠월칠석 七夕 qīxī [치씨]’
바로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고 알려진 날입니다. 전래 동화책에서 자주 등장한 견우와 직녀의 이야기는 다들 알고 계실텐데요.
옛날 옥황상제가 다스리는 은하수 건너에 부지런하고 착한 목동 견우가 살고 있었습니다. 옥황상제는 자신의 손녀딸인 직녀와 견우를 결혼시키죠.
하지만 서로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이 두사람은 자신이 맡은 농사일과 베 짜는 일을 게을리 하게 되었는데요.
이에 옥황상제는 크게 노하여 견우는 은하수 동쪽에, 직녀는 은하수 서쪽에 떨어져 살게 했습니다.
이 슬픈 사연을 전해들은 까마귀와 까치들은 해마다 칠석(음력 7월 7일)날에 이들을 만나게 해주기 위해 하늘로 올라가 다리를 놓아주었으니, 이것이 바로 ‘오작교 鹊桥 quèqiáo [취에챠오]’입니다.
칠석날 전후에는 비가 내리는 일이 많은데요. 이는 ‘견우 牛郎 niúláng [니우랑]’와 ‘직녀 织女 zhīnǚ [즈뉘]’가 서로 타고 갈 수레를 준비하느라 먼지 앉은 수레를 씻기 때문이라는 전설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물이 비가 되어 내리므로 이 비를 ‘수레 씻는 비’, 또는 ‘세차우 洗车雨 xǐchēyǔ [시처위]’라고 합니다.
그리고 칠석날 저녁에 비가 내리면 견우와 직녀가 상봉해 흘리는 기쁨의 눈물이라고 하고,
이튿날 새벽에 비가 내리면 이별의 슬픈 눈물이라고 불립니다.
이때의 비는 ‘눈물의 비’, 또는 ‘쇄루우 洒泪雨 sǎlèiyǔ [사레이위]’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칠월칠석을 크게 기념하고 있지는 않지만 중국에서 칠월칠석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어 중국인들에게 인기있는 기념일 중에 하나인데요.
그럼 중국에서 칠월칠석이 가지고 있는 의미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중국의 전통 발렌타인데이이자 키스데이인 칠월칠석
중국에는 1년에 네번 ‘연인의 날’이 찾아옵니다.
2월 14일 ‘밸런타인 데이 情人节 qíngrénjié [칭런지에]
5월 20일 ‘워아이니 데이 我爱你节 wǒàinǐjié [워아이니지에]
음력 7월 7일 ‘칠석 七夕 qīxī [치씨]
12월 12일 ‘더블데이 双十二 shuāng shí'èr [수앙스얼]’가 바로 그 날들인데요.
이날들은 연인들에게 꼭 챙겨야 하는 기념일들로 중국인들에게 인식이 되어있습니다.
특히 칠월칠석이 중국에서는 ‘새 가정을 연다’는 의미가 있어 이날에는 청춘 남녀가 데이트를 하거나 혼인신고를 하러 가기 좋은 날로 잘 알려져 있답니다.
이처럼 중국의 젊은이들은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보다 칠월칠석을 더욱 특별하게 여긴답니다.
2013년 베이징에서만 약 5,000여쌍 정도가 혼인 신고를 했다고 하니 칠월칠석이 중국 커플들에게 얼마나 특별한 날인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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