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마당/재미있는 외국이야기

얼음을 싫어하는 중국인

신바람맨/HL4CCM/김재호 2023. 7. 24. 10:50

           ●재미있는 중국이야기-106●

           “얼음을 싫어하는 중국인”

1993년 중국 첫방문 시 이해할 수 없었던 중국문화 중 하나.

길거리 음료가게는 물론 호텔에서도 냉장 보관된 음료수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냥 상온에 보관된 미지근한 콜라.

냉장고가 아직 덜 보급된 경제탓이라 생각만 했을 뿐.

아직도 한국에 체류하는 중국인들이 힘들어 하는 것 중 하나가 전혀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나오는 얼음까지 띄운 냉수.

여기엔 이유가 있었다.

옛날 중국 일부에선 깨끗한 물을

얻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멸균을 위해 물을 끓여서 마시기 시작했는데, 그게 오늘날까지 이어져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것으로 굳어졌다고...

이제는 찬 음료들을 마시면 배탈이 쉽게 나기도 한다고 한다.

여기에 따뜻한 물이 음식의 단맛을 더욱 강하게 해주고 향미를 살려주는 역할까지 한다니, 이보다 더 중국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국어에서 ‘냉-’은 ‘차가운’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로 여러 단어와 결합하여 파생된다.

예컨대, ‘냉면(冷麵)’ ‘냉국(冷국)’ ‘냉채(冷菜)’ 외에도 일상 언어에서 자주 사용하지는 않지만 ‘냉과(冷菓)’ ‘냉잡채(冷雜菜)’ ‘냉주(冷酒)’ ‘냉차(冷차)’ 등과 같은 음식명이 있다.

최근에는 라면을 차갑게 만든 ‘냉라면’이라는 용어도 생겨났다.

흥미로운 점은 시원한 음료를 표현할 때, ‘냉수(冷水)’ ‘냉커피(冷coffee)’와 같이 한자어 ‘냉-’과 결합하기도 하고, ‘시원하다’ ‘차갑다’라는 고유어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어에서는 얼음을 뜻하는 한자 ‘冰(빙)’으로 표현한다.

예컨대, 냉수는 ‘冰水[빙쉐이]’,

냉커피는 ‘冰咖啡[빙카페이]’,

시원한 맥주는 ‘冰镇啤酒[빙전피저우]’ 등과 같다.

현대 중국어에서 ‘冷’은 주로 ‘춥다’의 뜻으로 쓰이며, ‘冰’은 ‘얼음’ ‘차갑다’의 의미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문화는 아는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끼며

느끼는 만큼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