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중국이야기-124●
"婚闹(혼뇨,훈나오),말도 탈도 많은 중국의 피로연”
결혼식 후 신랑, 신부의 새출발에 대한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행하여 지는 피로연.
신랑,신부의 친구들과 모여서 진정한 성인으로의 출발을 위한 약간 진한 성적인 뒷풀이도 행하여졌던 피로연 행사.
혼뇨(婚闹.훈나오)
중국의 피로연을 일컫는 말이다.
취지는 시끌벅적한 결혼식으로 부정한 귀신을 오지 못하게 함이다.
하지만 도가 지나칠 정도의 행위로 사회적 공분을 쌓을 정도다.
훈나오(婚鬧)는 '시끌벅적한 결혼’을 뜻하는 전통 풍습이다. 이제 갓 결혼하는 두 사람의 지인들이 축하를 겸한 놀림 형태의 결혼식 뒤풀이다.
유래는 북송시대(960년~1127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사람들은 결혼식 때 신랑신부에게 외설적인 농담을 건네며 놀리는 풍습이 있었다. 하객들과 장난을 치며 시끄럽게 떠들면 그 소리에 악귀가 놀라 도망가고, 새롭게 탄생하는 가족을 보호할 수 있다고 믿어서다.
또한 기쁜 날을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지 않고 조용하게 보내는 것은 인간관계 형성에 문제가 있고, 체면이 서지않는 부끄러운 결혼식이라고 여겼다고 한다.
최근에는 서양식 결혼 문화가 유입되면서 이 풍습을 지키는 사람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전통적인 훈나오.
보통 신랑이 신부집에 방문해 신부를 결혼식장으로 데려갈 때부터 훈나오가 진행된다. 이때 신부 집 문 앞엔 신부의 친구들이 문을 가로 막고 신랑에게 홍바오(紅包 : 중국에서 돈을 선물할 때 쓰는 봉투)를 요구한다. 일종의 '신부 모셔가기' 미션인 셈이다.
이외에도 간단한 게임을 진행해 가벼운 벌칙을 주기도 한다. 기쁜 날 다같이 즐겁자는 의미가 크다.
잘못된 훈나오.
하지만 언제부턴가 훈나오는 과격하고 자극적인 행동을 일삼는 모습으로 변했다.
결혼식 하객들이 신부의 옷을 벗긴다거나 신랑에게 우스꽝스러운 옷이나 여성 속옷을 입히는 등 보기에도 눈살을 찌푸리게 해 사람들의 공분을 사기 일쑤다.
미풍양속은 온데간데 없고 오히려 사회적 무리만 일으키는 악습으로 변질됐다.
훈나오, 왜 변했을까?
훈나오가 한 나라의 문화라는 면에서 객관적이고 정확한 근거 자료로 설명하기엔 다소 어렵지만, 내가 생각하는 몇 가지 변화 요인들은 이렇다.
먼저 넓은 땅, 대륙인 이유가 크다. 큰 영토로 인한 지역별 문화적 차이도 벌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지역마다 서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정도와 폭도 다르다.
실제로 훈나오 풍습은 자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데, 경제적 발전이 더딘 지역일 수록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는) 문제가 많다고 한다.
다음으로는 사회적 변화에 따른 심각한 성비 불균형이다.
중국은 한국과 같이 전통적인 남아선호 사상이 짙은 나라다. 여기에 한자녀 정책 시행까지... 최근에는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들도 많아져 남녀성비 불균형은 더 심각하다.
그래서 힘겹게 결혼에 성공한 남성들을 더욱 과격하게 축하하는 모습도 늘어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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