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중국이야기-114●
“위기, 황허의 교훈”
해마다 이맘때면 거쳐가는 태풍.
적당한 태풍은 과수를 흔들어서 자연낙과를 시켜서 수확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바다의 수확도 적당한 태풍은 태풍후에 엄청난 수확이 이루어진다고 들은 적이 있다.
엄청난 비와 함께 오는 태풍으로 불어난 강물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현기증이 난다.
황하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떤 느낌일까?
三十年河东,三十年河西
황허는 30년은 동쪽으로 흐르고 30년은 서쪽으로 흐른다.
예로부터 황허의 범람은 막대한 피해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때로는 비옥한 땅을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어느날 여름 큰비가 내린 뒤였습니다.
황허에서 모래를 채취해서 가족의 생계를 해결하던 사람을 만났는데
우리가 보기엔 매우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모래를 채취하는 장비가 모두 물에 잠긴 데다 물이 엄청나게 불어나서
당분간은 돈벌이를 할 수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 아저씨는 여유로웠고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물이 불어나면 불어난 대로 살면 되지요.
모래를 채취해서 파는 대신에 고기를 잡아 팔면 되거든요.
즉 황허의 범람이 꼭 재앙만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큰비로 인해 주변의 황토가 강으로 쏠려 오고 강바닥에 쌓여 있던 토사도 풀려 강물이 혼탁해지면 산소가 부족해집니다.
그러면 물고기들이 자연스레 물 위로 떠오르기 때문에 애써 잡을 필요도 없이 그냥 떠 올리면 되는 겁니다.
자연재해가 닥쳐도 그것이 재앙이 아니라 또 다른 기회가 되는 셈입니다.
중국어로 위기(危机)라는 말에 위험이라는 뜻과 기회라는 뜻이 같이 들어 있는데 바로 이런 상황에 어울리지요.
또 황허가 범람하면 물과 함께 많은
황토가 강 유역으로 넘치기 때문에
그해에는 농사를 망치지만, 이듬해에는 범람했던 지역이 아주 비옥한 땅으로 바뀌기도 하지요.
황토가 쌓여 농사짓기에 더없이 좋은 땅이 되는 것입니다.
황허가 이렇게 자주 범람하면서 피해를 입히기도 하고 이익을 가져다주기도 하다 보니 중국에 이런 속담이 생겼습니다.
강은 30년은 동쪽으로 흐르고,
30년은 서쪽으로 흐른다.
(三十年河东,三十年河西)
황허가 자꾸 범람해 물길이 자주 바뀌다 보니 강 동쪽이 서쪽이 되기도 하고, 서쪽이 다시 동쪽이 되기도 하는 것을 두고 나온 말입니다.
중국에서 이 속담은 황허의 물길만이 아니라 인생은 물론이고 세상만사를 설명하는 말로 사용됩니다.
인생이나 세상일은 고정된 것이 없고 황허의 물길처럼 변하기 마련이며, 행운과 불행도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황허문명은 단순히 강이 흐르고 땅이 비옥해서
문명이 탄생했다는 의미만이 아니라 황허는 지리적인 강인 동시에
중국인들에게 세상의 이치와 인생을 가르쳐주는 그런 강이기도 합니다.
각자의 삶이나 인생관에 황허가 주는 의미를 꼭 담고 가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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