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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영결식 - 35일간의 충격…분노…안타까움…슬픔

신바람맨/HL4CCM/김재호 2010. 4. 29. 09:15

한달여간 온 국민의 마음을 안타까움으로 물들인 46명의 천안함 장병들. 침몰 순간부터 전사자 발견, 함미·함수 인양과 장례 절차에 이르기까지의 35일 동안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처음은 충격적이었다. 점차 분노로 바뀌었고, 그러다 안타까움으로 마침내는 슬픔으로 이어지는 기간이었다.

◆3월 26일 오후 9시 22분

지난달 26일 오후 9시22분. 승조원 104명이 탑승한 천안함이 원인 미상의 폭발음과 함께 두 동강이 나 침몰했다. 순식간에 침몰한 함미와 달리 함수는 90도 가량 기운 상태로 11시 20분까지 버텼다.

 

함수에 남아 있던 승조원 56명은 해경 구조정에 의해, 2명은 어업지도선에 의해 오후 10시 43분부터 차례로 구조됐다. 수 시간이 지난 27일 자정 무렵 군 당국은 천안함의 침몰을 발표했다.

군은 침몰한 천안함을 찾는데 애를 먹다가 28일 오후 3시 37분, 어선의 도움으로 최초 폭발지점에서 183m떨어진 곳에서 함미를 발견했다.

함미 발견 이후 군은 천안함 함미 내부에 산소가 남아 있다면 승조원이 69시간 동안 생존이 가능하다고 발표해 실종자 가족을 비롯한 모두의 마음에 한 가닥 희망을 비췄다. 하지만 침몰 69시간인 29일 오후 6시 30분이 지나도록 함미 내부로 진입하지 조차 못해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69시간 이후 오히려 생존자 구조 작업은 보다 긴박하게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UDT 요원인 한주호 준위가 30일 오후 수중 작업 도중 실신해 후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4월 2일 저녁엔 수색에 참여했던 저인망어선 금양호가 침몰하며 선원 2명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되는 등 비보가 이어졌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승조원의 소식이 들려온 것은 3일 오후 6시 10분. 천안함 절단면에서 남기훈 상사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어 7일 오후 4시에 함미 절단면에서 김태석 상사 시신이 발견됐다.

함미 인양을 기다리던 실종자 가족들은 8일 생존 장병과 만나 사고 당시의 상황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죄책감에 시달리는 생존 장병들을 보듬고 위로하는 실종자 가족들의 모습이 전해져 보는 이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함미 인양…36명 희생자 차례로 발견

9일부터 함미에 인양용 로프가 연결되며 본격적인 인양 작업이 시작됐고 15일 드디어 함미가 인양됐다. 오후 1시를 조금 넘겨 함미가 바지선에 탑재됐고 이어 함미 내부에서 36명의 시신이 차례로 수습됐다.

22일 오후 9시 21분에는 함미 침몰해상에서 수거된 연돌 내부에서 박보람 하사 시신이 수습됐으며 24일 오전에는 함수에서 박성균 하사 시신이 수습됐다. 이날 오후 7시 22분에 함수 수색작업까지 끝을 맺으며 박경수 중사를 비롯한 6명의 승조원은 결국 발견되지 않았다.

천안함 전사자 가족협의회는 천안함 인양 종료 이튿날인 25일부터 희생자 46명의 영면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해군장으로 5일간 이어진 장례식은 29일 영결식으로 끝을 맺었다.

순식간에 차디찬 바닷물에 귀중한 생명을 잃은 46명의 승조원은 침몰 35일 만인 29일 영면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