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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과 오리지널 정품 주식 고르기

신바람투어/HL4CCM/김재호 2008. 12. 15. 13:16

 

짝퉁과 산자이의 유래

 

‘짝퉁’-‘가짜, 모조품, 유사품, 이미테이션 등의 의미를 가진 신조어, 은어’혹은‘수요면에서 명품이 비싼 가격, 한정된 공급 등의 문제와 공급면에서 이익에만 몰입하는 상인들의 상술, 그리고 예술에 가까운 이미테이션 기술 등이 어울려 탄생한 가짜 명품을 일컬음’인터넷 지식검색에 올라온 짝퉁의 뜻이다.

사실 ‘짝퉁’이란 말은 국어사전에 없다. 최근 십 수년 사이 인구에 회자되며 만들어진 신조어이기 때문이다. ‘짝퉁’의 어원 혹은 유래는 다양하다. 대체로 ‘가짜’라는 단어를 뒤집어 쓴 ‘짜가’가 되었다가 짜가의 준말인‘짝’이 낮춤말인 ‘퉁’(접미사 ‘퉁이’의 준말)와 결합하였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그 외에도 “쌍’을 의미하는 ‘짝’(pair)에 신체부위를 비하해서 나타내는 ‘퉁이’와 결합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유래가 어찌 되었던 ‘짝퉁’이 무엇을 말하는지는 모든 사람들이 다 안다. 진품과 혹은 명품을 모방한 가짜 상품을 가르키는 말이다.

이와 비슷한 말은 세계에서 짝퉁의 천국으로 알려진 중국에도 있다. 산자이(山寨 : 산채)라는 용어가 한국의 짝퉁과 같은 말이다. ‘산자이’는 원래 중국 무협소설에 나오는 도적떼들의 집단주거지를 말한다. 즉, 수호지에 등장하는 양산박 같은 곳이 ‘산자이’이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광둥지방의 방언으로 ‘합법적으로 등록하지 않은 상표, 혹은 브랜드’라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하여 최근에는 위조나 모방, 표절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다가, 더 나아가 비주류, 마이너리티, 풀뿌리 등의 의미로 확산된 말이다. 그러나 중국의 짝퉁 ‘산자이’도 대부분 정상적인 제품을 모방하여 만든 값싼 저질 상품들을 일컫는 말이다. 일반인들이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단품에서 부터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제품, 심지어 자동차까지 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최근에 ‘산자이 문화’’산자이 현상’’산자이 스타’란 말들이 양산되면서 하나의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즉, 악의적인 표절이라는 비판과 함께 민간의 지혜가 담긴 새로운 문화현상으로 보기도 하고, 정부나 대기업 주도의 관중심, 주류중심의 문화에 맞서는 풀뿌리 문화로 평가하기도 한다.

주식시장의 짝퉁,·산자이 종목

그러면 주식시장에서는 짝퉁이나 산자이가 없을까? 당연히 있다.

주식을 살 때 첫 번째 기준은 ‘가장 좋은 종목’을 사야 한다. 물 론 여기서 좋다라는 의미는 여러 가지 잣대(이익성장성, 자산가치 등등)를 가지고 말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그 종목이 ‘충분히 싸야’한다. 아무리 좋은 종목이라도 적정가치 이상에서 거래되는 주식은 살 이유가 없다.

그래서 명품 오리지널종목은 귀하다. 찾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또 명품 오리지널종목을 찾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으나 그것을 제대로 습득하고 찾는 투자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들은 찾기 어려운 명품 오리지널종목보다는 짝퉁 ‘산자이’종목에 쉽게 손을 내민다.

그러면 어떤 종목이 짝퉁 ‘산자이’종목인가? 가장 쉬운 답은 명품 오리지널이 아니면 모두 짝퉁 ‘산자이’종목이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엄격해서 많은 종목이 여기에 속할 것 같아서 몇 가지 기준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어떠한 경우라도 -요즘처럼 100년에 한번 온다는 위기국면에서도- 부도위험이 없어야 한다. 최근 신용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일부 업종 기업들은 동반폭락 하기도 하였으나, 최근에는 옥석가리기가 한창이다. 생존가능성을 잣대로 명품 오리지널인지, 짝퉁 ‘산자이’종목인지를 가리기 시작한 것이다.

명품 오리지널 종목을 찾아라

무엇보다도 그 기업이 명품 오리지널인지, 짝퉁 ‘산자이’인지를 확인하는 근원에는 그 기업이 영위하는 사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있다. 주식시장에는 세가지 종류의 기업이 존재한다. 첫째, 새로운 상품으로 신시장을 만들고 개척하는 기업(Market Maker), 둘째 기존의 시장을 대체하는 상품을 만드는 기업(Market Substitution) 셋째, 기존의 시장에서 기존의 상품으로 경쟁기업을 잠식하는 기업(Market Nibble)이 있다.

이중에서 당연히 명품 오리지널기업은 새로운 상품으로 신시장을 만드는 기업이다. 1990년대 무선통신시장을 만든 SK텔레콤 같은 기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SK텔레콤은 한국주식시장이 생긴 이래 가장 높은 수익률, 10년만에 250배의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이다. 피터린치가 말하는 10루타성 종목이 이런 기업들이다.

시장을 대체하는 상품을 만드는 기업은 명품 오리지널은 아니더라도 시장을 선도하는 능력을 가진 기업들이다. 탁월한 기술력으로 2000년대 조선시장을 석권했던 한국의 조선주들이나 확고한 시장점유율로 시장을 선도하였던 삼성전자, 포스코 등이 여기에 속하는 기업들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경제와 시장환경이 바뀌면서 명품 오리지널 종목도 변화한다. 한편 기존 의 시장에서 기존의 제품으로 서로의 점유율만 잠식하는 그래서 이익성장성은 나빠지고, 점차 생존력까지 의심받게 되면 그 종목이 바로 짝퉁 ‘산자이’종목이다.

시장이 어렵다. 12월 들어 안정적으로 상승세를 찾는 듯 하더니, 금새 불안정해지곤 한다. 이럴 때 일수록 명품 오리지널종목에 투자해야 한다. 더욱 열심히 명품 오리지널종목을 찾아야 한다. 어떤 의미에서 불황기에, 하락국면에서 명품 오리지널종목은 더 찾기 쉽다. 그만큼 짝퉁 ‘산자이’종목이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유혹에 혹은 ‘싼 맛’에 짝퉁 ‘산자이’종목에 투자하지 말자. 짝퉁은 짝퉁일 뿐이다.

                                         

                                                                      -  이윤학의 "투자에세이"에서